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상대를 꿰뚫어보는 정체성의 힘

해피윈 2021. 12. 13. 16:48

꿰뚫어보는 힘

 

 

모든 사람들은 자신이 인지하든 못하든 각자의 공간에 배치되어있는 사물들을 통해 자신의 감정이나, 타인에게 비춰질 자신의 정체성에 대해 단서를 남긴다. 그것은 오롯이 자신의 사기를 위해 자신을 향한 물건일 수 있으나, 어떤 물건들을 배치함으로써 자신이 어떤 사람인지를 드러내기 위한 용도로 사용된다. 사람들의 개인적인 공간과 소지품을 살펴보는 것만으로도 그 사람에 대한 정보를 꿰뚫어 볼 수 있는데 이를 '스누핑'이라고 말한다. 이는 누구나 본능적으로 가지고 있는 능력이기도 하다. 우리는 자연스럽게 누군가를 만나면 그 사람에게서 바로 찾아볼 수 있는 외적요소(헤어스타일, 패션, 분위기)나 내적 요소(말의 어투, 단어의 이미지)에 대한 정보를 종합적으로 분석해 그 사람에 대한 인상을 뇌리에 남겨둔다. 심리학에 기반을 두었지만 스누핑의 기술은 사실 과학에 가깝다. 그 사람이 어떤 사람인지를 알아낸다는 것이 성격적 특성을 밝혀낸다기보다는 퍼즐을 풀어간다는 점을 기억해야 한다. 성격도 기질을 통해 비슷한 부분끼리 묶어서 분류할 수 있다.

 

정체성

어떤 사람과 안면을 트고 어울리다 보면 매 순간 다른 문제에도 같은 주제를 다루고 있음을 눈치챌 수 있다. 사람들이 세상을 바라보는 시각은 성격에서 많이 반영되어진다. 상대의 주된 메시지가 무엇인지 아는 것은 우리가 그의 마음속에 한 발자국 가까워짐을 뜻한다. 누군가를 알아가기 위해서는 첫 만남 이후로 그 사람과 심리적 거리를 어떻게 줄이며 다음으로 넘어갈 수 있을지 찾아내는 것이 크게 중요하다. 한 사람의 특성과 사적인 단서들을 파악하고 나면 이후에는 근원적인 문제에 부딪히게 되는 게 그것은 바로 정체성이다. 개개인의 정체성은 지나온 과거와 내가 바라보는 현재, 그리고 예상되는 미래를 모두 결합하여 녹여낸 자신의 내면이다. 자신에게 일어난 과거의 어떤 일들 또한 현재의 자신의 성격과 생각을 만들어주는데 많은 기여를 한다. 그 기억이 앞으로의 행동에 동기로 작용된다면 더없는 긍정적 근원이 될 테지만 그렇지 못할 경우에는 자신을 방해하고 가두는 프레임이 되기도 한다. 정체성은 스스로를 내가 누구인지 알게 하는 중심이기 때문에 어떤 사람을 정말로 알고 있다는 것은 그 중심부가 어디에 있는지 알아내는 것과 같다. 이런 대목에서 스누핑은 상대의 핵심 요소적 성격을 알아내는데 훌륭한 역할을 한다. 일상적 생활 속 작은 것들 속에 그들을 정의하는 단서들이 묻어있기 때문이다. 하지만 여기서 맥애덤스는 정체성에 대해 굉장히 중요한 주제를 던진다. 자신의 과거에 일어났던 일들에게 부여하는 의미로 스스로가 어떤 사람인지 타인에게 말하는 이야기라는 흥미로운 주장을 펼친다. 사실 본인이 본인의 정체성에 대해 논할 때는 실제로 스스로 믿는 진실 여부는 그다지 중요한 사안이 아니다. 자신이 믿고 있는 스스로와 현실 속 자신의 모습이 다르다 하더라도 자신의 그렇다고 믿고 또 그렇다고 결론을 지었기 때문이다. 한 가지 내가 정의한 정체성의 진위여부를 판단할 수 있는 방법이 있다. 그것은 내 믿음에 대한 타인의 도전받았을 때 반응하는 나의 태도로를 보면 알 수 있다. 스스로 개방적이라고 생각하고 믿고 있는데 그 정체성에 대해 누군가가 나를 보고 '꽉 막힌 사람'이라는 말을 했다고 가정하자. 나에게 개방적인 나의 모습이 얼마나 중요도를 차지하느냐에 따라 드러나는데 그 말을 맞받아치듯 더욱 과감한 개방적 모습을 보이려 한다면 그런 자신의 반응을 보고 알 수 있다. 나는 스스로 개방적인 사람이라 생각하는 것에 매우 의미를 두고 있음을 파악할 수 있다. 실제로 내가 중요하게 느끼지 않는 부분에 대해 언급하며 '넌 그렇지 못한 사람'이라고 한다면 별다른 반응이나 타격을 입지 않는다. 왜냐하면 스스로도 중요하게 여기는 정체성의 일부가 아니기 때문이다. 한 사람을 알아간다는 것은 사실 많은 정보를 알게 되는 것만은 아니라는 것을 그의 연구를 통해 알 수 있다. 더 많은 사실보다 깊이 있는 정보로써 그 상대를 알아가야 한다는 사실이다. 특성에 대한 파악이 아닌 가치관과 목표에 대한 이해를 말한다. 어떤 사람을 진정으로 꿰뚫어보는 힘은 그 사람의 정체성에 대해 깊게 탐구하는 일일 것이다.